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
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온·가뭄·염분 등 극단적 환경 스트레스에 강하게 반응하는 단백질 인자(GIANT1)를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가 식물 세포가 열이나 건조 등 스트레스 속에서도 단백질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광합성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작물 수확량 감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이다. 전세계적으로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밀, 보리,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생산량은 지난 10년간 평균 6~10% 줄었다.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는 맥주산업의 핵심 원료이자 세계 식량안보의 기반"이라며 "이 유전자를 활용하면 가뭄과 폭염에 강한 품종을 개발해 생산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플랜츠(Nature Plants) 에 게재됐으며, 칼스버그는 해당 성과를 전세계 농업 연구기관에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연구소는 향후 이 유전자를 밀·옥수수 등 다른 곡물에도 적용하는 실험을 이어갈 예정이며, 개발도상국과 협력해 기후 회복형 농업기술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칼스버그는 2015년부터 '제로 파밍 로스(Zero Farming Loss)'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농가의 기후적응 지원과 지속가능한 원료 조달에 투자해왔다. 이번 발견은 그 노력의 연장선으로, 기업이 직접 과학 연구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를 "민간기업이 주도한 식량안보 혁신"으로 보고 있다. 코펜하겐대 식물학자 안데르스 닐슨 교수는 "기후위기 속에서도 맥주 한 잔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은, 결국 인류가 식량 시스템 전체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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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지 기자 gpwl0218@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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