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해빙이 무너지면서 황제펭귄 새끼들이 바다에 빠져 집단으로 폐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남극 일부 지역에서 번식지 역할을 하던 해빙이 여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아직 물에 들어갈 수 없는 새끼 펭귄들이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수천 마리 규모의 새끼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황제펭귄은 해빙 위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종으로, 번식부터 성장까지 약 8~9개월 동안 얼음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성체는 혹독한 겨울동안 알을 보호하고 이후 새끼가 일정 수준까지 성장할 때까지 먹이를 공급한다. 이 과정에서 해빙은 단순한 서식지가 아니라 번식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조건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온 상승과 해류 변화 등의 영향으로 해빙이 형성되는 시기는 늦어지고 녹는 시점은 앞당겨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번식 주기와 해빙 유지 기간이 어긋나면서 새끼가 충분히 자라기 전에 얼음이 무너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새끼 펭귄은 깃털이 완전히 자라기 전까지는 방수 기능이 없어 물에 들어가면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고 폐사한다. 일정 시기 이후에는 바다에 들어가 먹이를 찾을 수 있지만, 그 이전 단계에서는 물에 빠지는 순간 생존이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번식 기간 중 해빙이 무너지면 한 번에 대규모 개체가 사라지는 피해로 이어진다.
이 같은 변화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남극 전반에서 나타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해빙 면적이 줄어들 뿐 아니라 유지 기간의 변동성도 커지면서 안정적으로 번식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점점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해빙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번식이 아예 이뤄지지 않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황제펭귄은 기후변화로 서식지를 잃고 있는 대표적인 종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현재와 같은 온난화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80년까지 개체수가 절반 이상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해빙 감소는 펭귄에 그치지 않고 먹이인 크릴과 어류에도 영향을 미치며 남극 해양 생태계 전반의 균형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극에서 나타나는 이번 현상은 기후변화가 생태계의 기반 자체를 흔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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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지 기자 gpwl0218@newstree.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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